10월 가스요금이 가구당 월 평균 5400원(서울 기준)이 올랐다. 한 가구 당 평균 39,380원이 될 거라고 한다.
이렇게 3월 이후 매달 꾸준히 올랐다.
※ 이 기사는 가스 관련 생활 속 장치를 활용해 가스요금 인상 원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2021년 9월
$ 32.4
2022년 8월 최고가
$ 343
2022년 9월
$ 192.3
자료 : 런던ICE 선물거래소(네덜란드 TTF 기준 유럽 천연가스 가격)
RUSSIA
EUROPE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용 파이프라인
가스요금이 3월 이후 오르기 시작한 건 왜 일까.
2월 말 유럽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그 여파로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지 못해 최악의 에너지난에 빠졌다. 특히 가스요금이 너무 올랐다.
올 8월 기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올랐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동안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많이 의존해왔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된 노르트스트림이라는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 가스관을 잠가버렸다. 유럽이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경제 제재에 나서자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해 유럽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 결과 기존에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량 중 러시아산 비중은 41%였는데 지금은 9%로 확 줄었다.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는 가스 수입이 크게 줄어드니 유럽 각국의 가스 요금은 폭등했다.
오죽하면 한정된 월급을 난방비와 식비 중 어디에 쓸지 양자택일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에서 ‘Heating or Eating’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가스 부족 사태가 유럽 내 문제로 그친 게 아니었다.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유럽은 사활을 걸고 다른 수입처를 찾기 시작했다.
유럽이 손을 뻗는 대표적인 국가들은 미국, 카타르, 호주였다.
문제는 이 나라들이 우리나라가 천연가스를 수입해오는 주요 3개국이라는 점이다.
유럽이 이 나라들과 가스 수입 계약을 맺으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던 가스의 상당량이 유럽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200원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 중 미국(18.5%), 카타르(25.0%) 호주(20.6%)가 차지하는 비중은 64%가 넘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런데 유럽의 SOS를 받은 미국은 올 1월~9월까지 유럽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 수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160%나 늘려줬다. LNG 수출량의 절반이상으로 유럽으로 보낸 것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에 대한 수출량은 전년보다 50%가 줄었다.
카타르 역시 유럽에 대한 LNG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호주는 유럽의 수요 증가로 LNG 재고가 급감하자 가스 수출 자체를 줄일 방침이다. 한정된 천연가스를 두고 우리나라와 유럽이 서로 수입하려고 경쟁할수록 가스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 문제까지 겹쳤다. 1달러 당 1200원 하던 게, 요즘 1400원을 훌쩍 넘겼다. 지금의 ‘킹달러’ 추세가 문제가 되는 건 국제 천연가스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가스를 수입해도 달러로 결제하면 전보다 돈이 더 드는 것이다. 정부는 9월 LNG 수입 가격이 전달보다 22% 올라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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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산단가란?
원료비 등락에 따른 이익이나 손해를 바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하는 액수
※ 기준원료비란?
가스공사가 천연가스 수입 단가를 토대로 산정하는 비용
그렇다면, 유럽 에너지 위기와 고환율이 우리 도시가스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줬을까.
도시가스 요금은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스 가격에 따라 바뀌는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에 도소매 공급비를 더해 정해진다.
이번 10월 인상분 5400원은 정산단가 인상분(800원)에 기준원료비 인상분(4600원)을 합친 액수다.
이중 정산단가는 지난해 말 책정됐지만 기준원료비는 최근 시세에 따라 정해진다. 결국 가스 수입 비용이 상승한 게 이번 요금 인상의 핵심 요인이라는 얘기다.
요즘 나날이 쌀쌀해지는데 겨울에 난방을 하기 시작하면 가스요금 인상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물가가 많이 오르는 와중에 올 겨울엔 가스비 부담이 어느 해보다 클 수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결코 먼 나라 일이 아니었다.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던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갔다.
다른 수입처를 찾아 나선 유럽이 우리가 가스를 수입하는 주요 3개국에 손을 벌렸다.
수입 경쟁이 치열해지며 국제 천연가스 시세가 올랐고 거기에 고환율까지 겹쳤다.
예전보다 비싸게 가스를 수입하게 돼 원료비가 상승했고, 그만큼 도시가스 요금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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