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의 온도는 섭씨 1000도까지 오른다. 사람은
한순간도 버틸 수 없다. 그렇게 강한 불길을 뚫고 불을
끄기 위해 소방관은 개인보호 장비 6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방화헬멧(약 1.4kg)
실내 화재 현장에선 갑작스럽게 불에 탄 물체가
떨어지기도 한다. 이때 방화헬멧은 충격으로부터
소방관의 머리를 보호한다. 섭씨 200도의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소재로 만든다.
방화두건(약 0.2kg)
화재 현장의 불꽃이나 위험 물질로부터 소방관의 머리와
이마, 귀, 목 등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공기호흡기 세트(약 11kg)
화재 현장에선 유독가스가 퍼지고 산소가 부족해진다.
소방관이 유독가스를 마시지 않고 호흡하려면 공기호흡기
세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1개의 공기통에는
일반적으로 소방관 한 명이 30분간 호흡할 수 있는
압축공기가 들어 있다.
방화복(약 4kg)
소방관의 몸을 열기로부터 보호해주는 옷으로 내피, 외피
두 겹을 겹쳐 입어야 한다. 섭씨 500도의 열기에서도
타지 않는 특수 소재로 제작한다.
방화장갑(약 0.32kg)
소방관은 화재가 발생한 곳에 진입하기 위해 뜨거운
물체를 만져야 할 때가 있다. 이때 방화장갑을 착용해야
손과 손목, 손등을 보호할 수 있다.
방화신발(약 3kg)
화재 발생 현장의 열기와 위험한 물체로부터 소방관의
발과 발등, 발목을 보호해주는 장비다. 신발의 밑창은
미끄럼 방지를 위해 특수 고무로 제작한다.
소방관 한 명이 입는 소방복의 무게,
약 20kg
이는
500mL 생수(병당 500g) 40개를
한 번에 드는 무게와 같고,
단행본 책(권당 약 400g) 50권을
든 무게와 같다.
소방관은 이 무게를 짊어진 채 화재 현장 곳곳을 뛰어다닌다.
어깨에 멘 공기통에서 산소를 공급받는 30분 동안 쉴 새 없이
움직여야 더 빨리 불을 끌 수 있다.
인명을 구해야 하는 구조대는 추가 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된다. 로프, 랜턴, 경보기, 등지게 등을 챙기면
소방관 1명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더 늘어난다. 무엇보다도
소방관은 불을 끄고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가장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현장을 누빈다.
“현장에서는저희가무거운 짐을 들고무거운 장비를 들지만체감은 현장에선안 느껴져요.왜냐하면긴장을 워낙하다 보니까이게안 느껴지는데,나중에현장(상황)을마무리하고잔화 정리를 하고(방화복을) 딱 벗을 때.그 때 느껴지거든요.‘수명이또 단축됐구나.’이걸 느껴요.”
-김길중 서울 양천소방서 신트리119안전센터 소방관(근무
경력 12년)
“평상시에는조심하지 않으면나도 다칠 수가 있다.이런 생각을 하지만현장 활동을할 때는그런 생각이안 들고.현장활동은연기 많이 나오고뜨겁다고 그래서안들어가면.화재가 확대되거나.아니면오히려겁을 내거나그렇게 하면더 다칠 수도 있고.”
-권영준 서울 중부소방서 신당119안전센터 소방관(근무 경력
20년)
전국의 소방관들은 이렇게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지난해 10만 건 이상의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 화재는
빌라, 아파트, 창고, 차량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그 모든 화재 현장에 소방관이 갔다.
“아파트 단지에 생긴 벌집 좀 없애주세요!”
벌집 제거 신고 19만5317건.
“길가에 큰 물건이 떨어져 있는데 빨리 치워주세요!”
각종 안전 조치 요청 신고 11만9918건.
“주택가에 멧돼지가 나타나 뛰어다니고 있어요. 얼른 좀
치워주세요!”
동물 포획 신고 8만2932건.
“화장실 문이 고장 나서 안에 아이가 갇혀 있어요. 빨리
오셔서 구해주세요!”
잠금 개방 신고 5만5462건.
시민들이 원할 때, 소방관은 언제라도 출동해야 한다.
그래서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의 불은 24시간 켜져 있고,
소방관은 늘 극도의 긴장 속에 근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