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는 달랐던 이주민 취재
실전은 '서프라이즈'의 연속이었다이번 히어로팀의 주제는 복잡했다. ‘다문화’ 자체가 주제였으면 좋았을 텐데 '인구 감소에 대한 대안을 다문화로 제시하되 그 예를 안산에서 찾아보자'다 보니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레퍼런스로 잡았던 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였다. 중립을 유지하되 따뜻한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는 사실상 기사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던 것은 대성 군의 해병대 입대였다. 지난 여름 흥행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오프닝을 기억하는가? 높은 곳에서 전체적인 장병들의 모습을 담고, 입대 전 홀로 뒤를 돌아보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온다. 이방인을 표현하려면 다수의 타인 집단을 배경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 쉽게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그런 행사는 없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입대 행사는 없어지고 개별 입소로 변경돼 있었다. 포항까지 내려갔건만 보이는 건 200m 멀리 해병대 간판이 전부였다. 폐쇄적인 군대 특성상 당일 취재를 허가해 줄 일도 만무했다.
두 번째는 공공기관에서 막히는 경우다. 비자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했던 어티겅도야 씨 취재 일정이 잡혔을 때였다. 출입국관리소에 취재 기자와 들어서자 카메라를 든 나를 보고 법무부에서 비상이 걸렸다. 관계자가 내려오기 전엔 카메라 전원을 켜지도 못하게 했다. 급하게 내려온 담당자와 얘기해 보았으나 사전에 취재 문의가 없었고, 불법 체류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사진 촬영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결론은 촬영 불가.
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샤니 씨도 사전에 병원 측의 허락을 받지 않아 취재가 불가능했다. 꾸역꾸역 몰래 따라가서 찍은 한 장이 아니었으면 증명사진으로 끝났을 것이다.


'무엇을 찍을지보다 무엇을 피해서 찍을지'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사진을 안 찍을 것인가? 히어로컨텐츠가 인터랙티브 형식을 표방하지만 결국 취재 기자들의 기사에서 힘이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지원을 해주고 싶었다. 4기 멤버인 신희철 기자의 취재에 대한 압박감이 촬영을 나갈 때마다 느껴졌다. 더군다나 남건우 기자는 이번엔 영상까지 찍겠다고 계속 캠을 들고 다녔다. 다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대로 진행된다면 그건 영화지 뉴스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실전이다. 도둑 촬영도 하고 초상권 때문에 못 쓰더라도 일단 찍고 보는 등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고등학생 때부터 주변을 사진으로 담는 걸 좋아했습니다. 대학생 때 사진 동아리와 학보사를 거쳐 사진기자가 됐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최신 카메라와 월급을 받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세상도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좋은 사진을 찍겠습니다.